창부타령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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묵계월

6:3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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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orea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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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
서산에 해 기울고 황혼이 짙었는데
안 오는 임을 기다리며 가슴을 조일 적에
동산에 달이 돋아 왼 천하를 비쳐 있고
외기러기 홀로 떠서 짝을 불러 슬피 울제
원망스런 우리 임을 한없이 기다리다
일경 이경 삼사오경 어느 듯이 새벽일세
추야장 긴긴 밤을 전전불매 잠 못 들제
상사일념 애타는 줄 그대는 아시는가
둘 데 없는 이내 심사 어디다가 붙여볼까
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

정월이라 상원(上元)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
답교(踏橋)하고 노니는데 우리 임은 어디가고
답교할 줄 모르는가
이월이라 청명(淸明)일에 나무마다 춘기(春氣) 들고
잔디잔디 속잎 나니 만물이 화락(和樂)한데
우리 임은 어디 가고 춘기온 줄 모르는가
삼월이라 삼일 날에 강남서 나온 제비 
왔노라 현신(現身)하고 
소상강(蕭湘江) 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한다
이화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(杏花芳草) 흩날린다
우리 임은 어디 가고 화류(花遊)할 줄 모르는가
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

아니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
날 찾네 나를 찾네 그 누구라 날 찾나
기산영수 별건곤에 소부 허유가 날 찾나
백화심처 일승기라 춘풍석교 화림 중에
성진화상이 날 찾나
청산 기주 백로탄에 여동빈이가 날 찾나
도화유수 무릉가자 어주속객이 날 찾나
수양산 백이 숙제 고사리 캐자고 날 찾나
기경선자 이태백이 풍월 짓자고 날 찾나
상상사호 네 노인이 바둑 두자 날 찾나
기주하던 유영이가 동배주 하자고 날 찾나
칠석 은하 견우 직녀 한포로 지나다가
함께 가자고 날 찾나
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 하리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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